신중함의 알레고리는 이탈리아의 화가인 티치아노 베셀리오의 작품으로 후손에 대한 그의 마지막 당부가 들어있다. 그는 회화의 군주로 불릴 정도로 색채의 사용에 탁월했다. 그의 인생은 조금은 비극적이었지만 이탈리아의 미술계를 이어받은 후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목차
- 신중함, 티치아노의 마지막 당부
- 회화의 군주
- 화가의 인생과 미술
신중함, 티치아노의 마지막 당부
세 사람의 얼굴이 작품을 채우고 있다. 중심에 있는 남자는 검은 수염이 덥수룩하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진지한 모습이다. 왼쪽에 있는 남자는 노인으로 백발의 수염을 가지고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젊은 남자는 큰 고민이 없이 그저 입을 꾹 다문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세 사람의 아래로는 늑대와 사자, 그리고 개가 차례대로 그려져 있다. 그림의 가장 윗부분에는 라틴어로 무언가가 적혀있는데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신중하게 살아서 미래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라.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화가였던 티치아노 베셀리오에 의해 16세기에 그려진 그림이다. 이 그림에 그려진 세 사람은 동일한 사람이 아닌 티치아노 자신, 그의 아들, 그리고 그의 조카였다. 가장 왼쪽에 그린 노인이 인생의 마지막길을 걷고 있는 자기 자신이었고, 중간에 그린 성인남자가 그의 아들, 그리고 그의 조수로 함께 일하던 조카가 오른쪽에 그려진 청년이었다. 이 작품이 그려진지 꽤나 오래되었고 티치아노가 그 의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이 세 인물이 당시의 공작, 교황, 황제라고 해석하며 아래의 동물들은 그들의 용기, 탐욕, 충성을 나타내는 거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이는 이 작품은 단순히 티치아노가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이 세 인물이 각각 과거, 현재, 미래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또한 티치아노가 인생의 세 시제를 표현하여 인생을 통해 경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살고 실수하지 말라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이 작품이 완성된 후 10년이 채 되지 않아 티치아노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신중함의 알레고리는 현재 런던의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회화의 군주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었던 주요 화가라 하면 보통 라파엘로나 미켈란젤로를 떠올린다. 그들은 회화의 기본요소 중 하나인 선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고 이는 피렌체 스타일의 회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당시 베네치아는 회화의 또 다른 기본 요소인 색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유행했다. 이 베네치아 스타일 회화의 군주로 불리던 화가가 바로 티치아노이다. 당시 무역이 활발했던 베네치아에서는 캔버스와 유화물감을 구하기 쉬웠다. 발색이 좋은 유화물감을 사용하여 캔버스에 작업한 그림은 벽이나 나무에 주로 그려지던 피렌체의 그것들과는 크게 달랐다. 색이 더 부드럽고 분명하게 표현되었고 반면에 선은 조금 더 불분명해졌다. 티치아노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의 최초의 화가로 덧칠을 계속하면서 보이는 색 그대로를 화폭에 담을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대상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로도 유명했다. 그는 신중함의 알레고리에서도 보이듯이 사람들의 머리카락이나 짐승의 털, 피부톤과 반짝이는 눈의 눈망울까지도 세세하게 묘사했다. 이러한 그의 실력은 당시 왕이나 왕후에게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국내외의 궁전에서 요청받아 수많은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는 더욱 유명해졌다. 그리고 나이가 들 때까지 왕성하게 작품을 만들어내어 죽기 전에는 바로크 미술의 시작을 열었다.
화가의 인생과 미술
화가의 인생은 그가 평생을 담는 미술 작품에 그대로 담겨있다. 평생을 정신병에 시달리던 고흐는 미스터리 하지만 심오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고, 사랑에 진심이었던 클림트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들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미술에 진심이었던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미술에 바쳐 역사에 남는 대작들을 만들어냈다. 티치아노의 인생은 후회가 남는 인생이었던 것 같다. 사실상 그는 주변에 사람이 참 많았던 화가이다. 그의 뛰어난 명성 때문에 그에게 배우기 위한 제자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고 그의 그림을 소유하고 싶었던 수많은 공작과 군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외로웠을 것 같다. 티치아노는 자신의 가정부였던 소녀와 처음으로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그녀가 죽자 또 다른 가정부와 결혼하여 가족을 이루었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첫 번째 아내는 어린 나이에 죽었고 그에게는 많은 자식들이 있었지만 가장 사랑했던 아들이자 조수였던 오라치오를 병으로 잃었다. 주변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테지만 정작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 외로웠을 것 같다. 그는 인생을 정리하는 길목에서 신중함의 알레고리를 그렸다. 그리고 후대의 사람들에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다. 과거에 경험해 봤지만 바보 같은 욕심으로 현재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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