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에 그려진 <아테네 학당>은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이 아테네 학당에 모여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그림을 그린 라파엘로는 르네상스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데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훔친 천재로도 유명하다. 그는 불꽃같이 뜨거운 열정으로 화가로써의 삶을 살았고 짧은 그의 인생 동안 완벽에 가까운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목차
- 아테네 학당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다
- 라파엘로, 재능을 훔친 천재
- 불꽃같이 뜨거운 열정으로
아테네 학당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다
시원하게 뚫린 높고 둥근 천장과 거대한 크기의 아폴로와 아테네 동상이 좌우로 보인다. 웅장하게 보이는 학당에는 수많은 학자들이 모여있다. 이들의 중심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붉은 옷을 입은 플라톤은 백발의 노인으로 왼손에는 그가 저서한 책인 티마이오스를 들고 오른쪽 손가락을 펴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그의 옆에는 푸른 옷을 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왼손에는 그의 책인 윤리학을 들고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서있다. 플라톤은 관념 세계를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세계를 중요시하던 것이 그들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플라톤의 왼쪽 편에는 그의 사상을 따랐던 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른편에는 그를 지지하던 학자들이 모여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에 모여있는 학자들은 각각 다른 시기를 살았기에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고대 지성의 중심이 되었던 모든 이들을 한 곳에 모아보겠다는 라파엘로의 엄청난 상상력으로 그려졌다. 플라톤의 왼쪽 편에는 대머리에 들창코인 소크라테스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왼쪽 아래에는 책을 펴고 뭔가를 적고 있는 피타고라스가 보인다. 그의 앞쪽에는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사색에 잠겨있다. 계단에는 대머리의 학자가 편안한 자세로 널브러져 있는데 그는 세상의 부와 명예를 가치 없다 느끼던 디오게네스이다. 오른쪽 아래에는 유클리드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젊고 유쾌했던 라파엘로는 엄중한 고대의 학자들 속에 당시 인물들을 그려 넣었다. 플라톤은 당시 최고의 화가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모델로, 헤라클레이토스는 미켈란젤로를 모델로, 유클리드는 그의 지원자였던 브라만테를 모델로 그렸다. 물론 자신의 얼굴도 한편에 그려 넣었고 작품 속 그는 작품을 보는 이들을 응시하고 있다. 이 놀라운 작품은 바티칸 궁전에 있는 교황의 개인 서재에 그려졌는데 이 그림을 통해 라파엘로는 과거의 지성과 현재의 신성을 연결시켰다. 현재 이 그림은 바티칸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라파엘로, 재능을 훔친 천재
라파엘로는 궁정화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는 아버지에게 그림을 배웠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이곳저곳의 공방에서 공부했다. 그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뛰어난 모방기술이었다. 라파엘로는 자신의 스승이었던 자들의 기술을 잘 모방했고 완전한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무서운 스피드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스승의 조수로 따라간 성당에서 교황의 눈에 들어 스승 대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이는 그가 고작 17세였을 때 있었던 일이다. 이후에 라파엘로는 피렌체로 가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화풍을 공부했다. <아테네 학당>을 보면 인물들이 서로 그룹 지어 조화롭게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배치와 매우 유사하다. 또한 그의 작품에 보이는 원근감과 건축물의 배치는 그의 지지자였던 브라만테의 작품들과 비슷하다.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의 조각들을 보며 따라 그리곤 했는데 그 과정에서 근육의 표현이나 인물의 자세 등을 모방하여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켰다. 흥미로운 사실은 라파엘로가 당시의 대가라고 불리는 화가들의 화풍을 모방했지만 그들의 장점들을 모두 모아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분명히 다른 화가의 특징들을 그대로 모방했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완벽함이 있다. 천재는 99프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은 라파엘로를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는 그 천재성이 너무나 명확하기에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천재들이었다. 그들은 누구를 모방하지도 않았고 평생 동안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내기에도 바빴다. 하지만 라파엘로는 다른 이들의 재능을 훔쳐 완전한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면서 스스로를 천재로 만들었다. 천재들의 장점만을 받아들여 슈퍼 천재가 된 것이다. 그의 그림들은 르네상스 시기의 모든 아름다움을 모아놓은 작품들로 평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불꽃같이 뜨거운 열정으로
열정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라파엘로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답이 보인다. 그는 궁정화가였던 아버지로부터 분명히 예술가의 DNA를 물려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다. 다른 평범한 화가들처럼 누군가의 제자로 배우고 누군가의 조수로 일했다. 평범한 사람이었던 라파엘로는 어쩌다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르네상스의 거장이 된 것일까? 그에게는 도화지 같은 마음가짐과 불꽃같이 뜨거운 열정이 있었다.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열정적으로 집착했다. 어린 나이에도 스승의 화풍을 똑같이 따라 하기 위해 수없이 연습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스승의 능력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다른 스승을 찾았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또다시 배웠다. 내 것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내 고집을 꺽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해온 것들과 내가 믿는 것들을 바꾸는 것은 결코 싶지 않다. 하지만 라파엘로는 항상 흰 도화지 같은 마음가짐으로 뭔가를 배운 것 같다. 처음 시작하는 느낌으로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조각을 보며 드로잉을 했을 것이다. 그는 37세라는 어린 나이에 요절했다. 당시 그의 지인들은 그가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열정적으로 배우고 열정적으로 사랑했다고 한다. 그의 인생은 마치 뜨겁게 타오르고 꺼져버린 불꽃같다. 그는 가장 아름다운 젊음의 때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았고 그의 열정은 고대 미술의 집합체가 되어 지금까지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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